유라시아 아는 만큼 보인다 EP.9 [국민작가 푸시킨]
- Trans Eurasia
- 2022년 3월 22일
- 2분 분량
한국인들이 러시아 문학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작가는 톨스토이나 도스토엡스키일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사람들에게 러시아 최고의 작가는 논란의 여지없이 바로 푸시킨이라고 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로 잘 알려진 푸시킨이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들에게 덜 알려진 이유가 유감스럽게도 번역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의 문장이 복잡하거나 어려워서가 아니라 너무나 러시아적이라서..
예를 들어 김소월의 시를 외국어로 번역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와 같이..
#최고의 교육.. 천재 푸시킨
나폴레옹 전쟁에 참여한 러시아 황제와 귀족들에 의해 설립된 러시아 최초의 황실 기숙학교인 ‘리체이’에서 6년 동안 푸시킨은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
리체이를 졸업하고 푸시킨은 파격적인 서사시와 전근대적인 러시아 전제군주제를 비판하는 혁명적인 시들을 발표했는데 19살에 쓴 ‘자유’라는 시는 출판되기도 전에 러시아 청년이라면 누구나 암송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푸시킨이 황실에 눈엣가시였던 것은 당연한 일.. 한 번은 메뚜기 박멸 업무로 배치받고 공식 보고서에 푸쉬킨은 이렇게 썼다고 한다. “메뚜기가 날아왔네. 앉았다네. 다 먹어치웠다네. 그리고 날아갔다네.”라고..
그 당시 데카브리트 반란으로 많은 엘리트들이 교수형에 처해지거나 시베리아 유형길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황제 니콜라이 1세는 푸시킨의 천재성을 인정하고 그의 창작활동을 독려했다고 한다. 19세기 러시아에서 진보냐 보수냐를 따지기 전에 국가의 가장 소중한 자산에 대한 순수한 애정의 발로였다고나 할까..
그러나 푸시킨은 불행히도 39살의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사랑 때문이었다고 한다.
#최고 시인과 최고 미인의 결합..
키가 165㎝도 되지 않았던 푸시킨의 구애를 받은 여인은 175㎝의 늘씬한 몸매에 순백색 피부를 지닌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황제의 보증서까지 받아 32살의 나이에 18살의 아리따운 아내를 맞이한 후 3명의 자녀를 낳으며 자기 삶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지만 행복은 어이없게 프랑스에서 온 단테스라는 장교에 의해 깨진다.
#프랑스 장교와의 구설수에 휘말린 푸시킨의 아내..
동성애자였던 이 장교는 본인이 동성애자가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러시아 사교계에 귀부인과의 염문설을 냈는데 그 대상이 바로 푸시킨의 아내 나탈리아였던 것이다. 바람난 아내를 뒀다고 놀림을 받은 푸시킨은 단테스에게 결투를 청하였고 단테스는 겁이 나서 시작도 하기 전에 먼저 총을 쏜다.
푸시킨의 죽음이 러시아 전역에 알려지면서 황제의 음모설이 파다해지자 대규모 시위를 우려하여 조촐하게 장례식을 치뤘다고 한다. 26살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그의 부인은 7년 뒤 러시아의 한 장군과 재혼하여 51세까지 살았다고 한다.
한 편의 대하소설과도 같은 푸시킨의 삶.. 러시아에는 그의 삶에 대한 모든 스토리가 200년이 지난 지금도 실물로 간직되어 있다고 한다. 최고의 문화적 자산 가치를 경제적 자산으로 승화시키는 러시아의 저력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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