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아는 만큼 보인다 EP.11 [러시아 건축의 꽃 양파형 지붕]
- Trans Eurasia
- 2022년 3월 28일
- 1분 분량
러시아 건축물 하면 아라비안나이트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양파형 지붕이 떠오는다.
아랍 건축 같기도 한 이 지붕들은 어디서 왔을까?
이 양파형 지붕들은 2,000년이 넘는 유럽의 석조건축 문화와 러시아의 소박한 목조건축 문화가 만난 결과라고 한다.
러시아가 한창 영토를 확장하던 15세기에 석조 돔의 단순한 선을 살짝 투구 모양으로 바꾸고.. 이후 점차 기교의 강도를 올려서 16세기부터는 아예 건물 하단 본체부터 양파 모양을 한 돔 형식으로 건축했다고 한다.
이는 유럽 건축가들에게는 결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반해 러시아에서는 종교 행위를 시각 예술적 감각으로 이해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한다.
양파 모양의 지붕은 촛불을 형상화한 것으로 러시아 정교 신자들이 신에게 올리는 기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폭설이 잦은 러시아에서는 돔에 눈이 쌓이지 않게 하는 효과까지 건축학적으로 치밀하게 고려한 것이라고..
못 하나 없이 오직 도끼 하나로 집과 교회를 지은 방식은 한때 유럽인들에게는 경멸의 대상이기도 했다는데 러시아인들의 이런 문화적 뚝심이야말로 괴테가 말한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름다운아름다운 겉모습과는 달리 왕후들의 감옥으로..
러시아 정교에서 배우자에게 간음이나 장기간 부재 등 결정적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이혼은 사실상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예외적 상황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부인이 너무나 독실한 나머지 수녀가 되기로 결심하는 경우라고 한다.
1526년 러시아의 왕 바실리 3세는 이를 악용하기로 대주교와 짜고 공식적으로 여왕 솔로모니아가 자발적으로 출가를 결심했다고 발표한다. 그리고 노보데비치 수도원으로 끌고 가서 폭력까지 가하며 머리를 깍고는 가택연금을 해 버렸다.
이 사건 이후로 역대 러시아 황제들은 이혼하기 위해 종종 이 수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수도원이 강제로 이혼당한 왕후들의 감옥이 되었다는 건데 흥미로운 사실은 ‘신의 보복이 있을 것이다’라고 한 솔로모니아 왕후의 저주가 통했는지 아내를 수도원으로 쫒아낸 왕들은 하나같이 불행한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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